ADHD와 식곤증, 왜 ADHD는 식곤증이 심할까?

회사원 시절, 매일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극심한 졸음.
그냥 졸린 정도가 아니라 마치 컴퓨터가 강제 종료되듯 의식이 꺼지는 느낌이었죠.
'나만 유독 식곤증이 심한 건가?' 이런 의문을 품었던 적 있으신가요?
ADHD와 식곤증의 연관을 의심하기 시작한건 약물 단약 과정에서였습니다.
약을 끊으니 식후 졸림 증상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해졌거든요.
이상하다 싶어서 관련 논문과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ADHD 뇌, 왜 식사 후 더 힘들까?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ADHD를 가진 분들은 구조적으로 식후 졸음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ADHD 특유의 뇌 구조와 우리 몸의 당 대사 시스템이 만나며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첫 번째: 급격한 혈당 변화에 민감하다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면 우리 몸에서는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당 수치 급등 → 인슐린 과다 분비 → 당 수치 급락 →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학계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ADHD 당사자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극단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혈당이 치솟을 때 잠깐 정신이 또렷해지지만, 이내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것처럼 무너지는 거죠.
그 증상들:
- 저항할 수 없는 졸음
- 안개 낀 듯한 사고력
- 집중력 완전 마비
- 멍 때리는 상태 지속
일반인들도 식곤증을 느끼지만, 전두엽의 조절 능력이 약한 ADHD는 이러한 당 수치 변동에 훨씬 더 큰 타격을 받습니다.
두 번째: 당분이 보상 회로를 자극한다
당분과 뇌 보상 체계의 관계도 주목할 만합니다.
연구들이 보여주는 패턴:
- 당 섭취 → 쾌감 물질 대량 분비
- 지속적 섭취 → 수용체 감도 저하
- 더 강한 자극원 탐색 (단것, 디지털 기기, 강렬한 자극)
ADHD는 기본적으로 보상 회로가 불균형한 상태인데, 이런 수용체 무뎌짐이 더욱 빠르고 심하게 진행됩니다.
최종 결과는?
- 식사 후 극도의 피로감
- 업무 능력 제로
- 감정 조절 실패
ADHD의 식후 증상은 단순 졸음이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 전체가 교란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과도한 당 섭취가 악순환을 부른다
WHO는 하루 단순당 섭취량을 25g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합니다.
그런데 ADHD는 충동 조절의 어려움과 강한 자극 선호 경향으로 인해 이 기준을 넘기기 쉽습니다.
흔한 시나리오:
- 수면 부족 → 단것이 땡김
- 스트레스 상황 → 달콤한 간식으로 해결
- 일시적 기분 전환 → 습관화
이것이 ADHD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당-보상물질 악순환입니다.
세 가지 시스템이 동시에 무너진다
ADHD의 식사 후 증상은 이 세 가지가 함께 붕괴하는 현상입니다:
- 혈당 관리 메커니즘
- 뇌 보상 시스템
- 전두엽 실행 능력
이는 여러분의 정신력이나 참을성 문제가 절대 아닙니다.
단순히 마음먹기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고요.
실전 대응법
방법 1: 섬유질 섭취 늘리기
섬유질이 중요한 이유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기 때문입니다.
장 환경 악화 → 염증 유발 물질 증가 → 뇌로 이동 → 전두엽 약화
이 과정을 거치면 졸음, 우울, 멍함이 세트로 찾아옵니다. 뇌가 응답 없음 상태가 되는 거죠.
굳이 비싼 보충제를 살 필요 없습니다. 고구마나 껍질째 먹는 과일만으로도 충분해요. 섬유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당 수치 급등을 방지합니다.
방법 2: 섭취 순서 조정 (실제로 효과 있음)
채소류 → 단백질 → 탄수화물
이 순서만 따라도 식후 졸음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방법 3: 아침은 반드시, 저당-고단백으로
빈속으로 아침을 보내는 건 ADHD에게 최악입니다.
원래 약한 전두엽에 낮은 혈당까지 겹치면 하루가 통째로 무너집니다.
제가 선택한 건 낫또입니다. 단백질과 프로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있고 준비도 간단하거든요.
ADHD에게 장 건강은 필수입니다. 장 상태가 안 좋으면 전두엽도 제 기능을 못 하니까요.
장은 기분 조절 물질들을 만드는 '두 번째 뇌'라고 불리죠. (장-뇌 연결축)
낫또에 알룰로스와 사과식초 조금씩 섞으면 당 관리와 맛을 둘 다 잡을 수 있어요.
아보카도를 곁들이면 풍미도 좋고 단백질도 더 채울 수 있고요.
참고로, 빈속에 ADHD 약을 먹으면 효과가 급상승했다가 빨리 사라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침 식사 후 복용하는 게 약효를 더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정리하며
ADHD에게 식후 증상은 그냥 졸린 게 아닙니다.
보상 시스템, 당 조절, 전두엽 기능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생물학적 반응이에요.
그렇지만 충분히 관리 가능합니다. 저 역시 약을 끊은 뒤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식습관 조정으로 극복해냈으니까요.
ADHD와의 공존은 올바른 전략과 시스템 갖추는 게임입니다.
진단 받던 날부터 치료를 마무리하기까지, 제가 만들어온 방법들과 생활 시스템을 앞으로도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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