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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질 것만 같을 때 - 에세이 1편: 인생 이야기

의사가되고싶은환자
2025.11.09 추천 1 조회수 2361 댓글 1

과격한 표현이 있을 수 있으며, 트라우마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일부 표현에 대한 주의를 요청합니다.

 

 

 

ADHD는 무엇일까.

나는 축복이자 저주라고 말했다.

축복이자 저주…그런데 그게 아주 큰 저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ADHD는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의 약자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장애다.

말 그대로 산만하고 집중을 못하고, 사람이 어리버리하다.

계획을 짜지 못하고, 나태하며,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일명 ‘꼽사리'를 많이 낀다.

말귀도 못 알아듣고, 제 말만 하며, 나같은 경우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까지 겹쳐 나타났다.

 

왜 갑자기 아는척이냐고? 할말이없군. 뉴후후

아무튼 지금까지 나온 증상을 ADHD 고등학생에 대입해보자.

이런 증상을 종합하면, ‘그저 집중을 하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쳐조는, 게으르고 시끄러운 학생’ 이 된다.

이야 아주 모범생이다 그쵸?

 

내 인생 얘기를 좀 해보겠다.

어렸을 때부터 ADHD 성향과 틱장애가 있었기에 내가 ADHD 스펙트럼에 속할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른들은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강하기 때문에, 정신과를 가지 않고 살았다.

그렇게 한의원을 다니며 침치료를 받으며 살았다. 그럼에도 틱장애는 낫지를 않았다.

일단 여기서 자존감이 1차로 깎여나갔다. 당신같으면 계속 헤드뱅잉 하는 애 곁에 있고 싶겠는가?

아마 공부 못했으면 왕따로 그때부터 우울증에 걸렸겠지.

 

중학생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는 영재, 천재 소리를 들었던 내가 학군지에 가니 내 밑 학년 애들이랑 같은 수업을 듣더라.

2차로 자존감이 벅벅 깎여나갔다.

여기서 또 ADHD 특인, 흥미를 빠르게 잃는다는게 강력하게 작용했다.

내가 잘하지를 못하니 안그래도 재미없는 수학이 금세 재미없어졌고,그 반에서 꼴찌를 하게 되었다.

낮은 사회성 때문에 초딩들한테도 휘둘리며 살았다. 생각해보면 존나 서럽다.

여기서 또또또 자존감이 3차로 벅벅벅 깎여나갔다.

필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여기까지 하겠다.

 

고닥교 때는 ADHD의 양면성이 드러난 때였다.

중학교 때 한번 사회성이 박살났던 적이 있기에, 나만의 처세술을 익힌 상태였다.

어느정도 처세술을 할줄 아니까, 친구는 많았다. 그렇지만 얕고 넓은 관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인기피증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담임샘 입장에선 모든 애들하고 다 원만하게 이새끼 저새끼 하고 지내니까 날 핵인싸로 아셨다.

농담이 아니라 샘이 나중에 학급 분위기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반마다 한명 받는 상도 받았다. 어이없으면서도 좋긴했다 ㅋㅋ

 

자 그럼 공부는 어땠을까?

1학년 때는 열심히 노력해서 3등급대를 받았다.

그때도 수학은 못했다. 회피했기 때문이었다.

고질적인 ADHD의 집중 못함과 중학교 때의 트라우마로 인한 수학 울렁증, 시험에 대한 공포까지 겹쳐지니 학원에서도 공부가 될 리 없다.

고2때, 수시에서 물리 지구를 선택했다가 계산많은 물리에 엄청나게 크게 데이면서 등급이 박살나게 되었다.

자존감이 여기서 거의 완전히 박살났다. 정신력 또한 바닥이 났다.

 

고삼때는 학원에서 집중이 안된다는 걸 깨닫고 스터디카페에 가서 공부를 했다.

여기서 또 ADHD 해버렸는데, 미라클 모닝이랍시고 떠드는 거 보고 며칠간 4시 반에 일어나서 스터디카페로 갔다.그리고 7시에 등교했다.

그러고 12시에 자는 거지.  충동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니까 공부가 되겠슈?

꾸준함이 있어야 되는거지 그렇게 단발적으로 공부하면 뭣도 안된다.

ADHD의 충동성이 나를 공부하게 했다면, 주의력 결핍은 공부를 하지 못하게 했다.

조금만 질려도 그냥 퍼질러 잤다.

그니까 나의 ADHD 대갈통은 열심히 한 것만 생각을 하기에, 왜 해도 안오르지? 이러고 앉았다.

여기서 내 자존감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하루하루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버티고 있었다.

 

주변에선 수능에 대해 뭐라뭐라 하기 시작한다.

"지들이 수능보나 씨ㅡ8 신경좀 꺼줬으면 좋겠는데.

내눈에도 망할게 훤히 보인다.

재수해야 하나. 아아 씨ㅡ8 아무것도 하기싫다. 아아아아아악!!!!!!"

(물론 응원해준 가족들이나 친척, 주변 지인들은 지금까지도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 그냥 내 안의 사고가 저렇게 흘렀다는 거다.)

 

 

수능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니 그 결과가 나를 옥죄기 시작했다.

나는 내 목표와 결과의 괴리가 이리도 큰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주위에선 나를 이름도 모르는 대학 붙은 멍청이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부모님마저도 그게 너의 한계라고 하기 시작했다.

 

 

이미 무너진 자존감이 이젠 땅을 뚫고 들어가서 거대한 싱크홀이 되고 있었다.

나는 그 안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살아남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버텼다.

ADHD 특유의 회복탄력성이, 나는 하면 된다는 거지같은 생각으로 변모하여 자존감의 구덩이에 흙탕물을 끼얹기 시작했다.

 

 

" 난 할수 있는 사람인데, 왜 주변은 안된다 하지? "

“ 그런데….진짜 내가 머리가 나쁘거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게 아닐까? 이게 내 한계인가? 정말로? 난 이거밖에 안되는 사람인건가?”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렇게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를 얻었다. 아니 얻은 줄도 몰랐다. 

이때까지도 난 ADHD가 있다는것조차 까먹고 있었으니까.

나를 돌볼 새도 없이 난 미친듯이 앞만 보고 달렸으니까.

그 길이 끝없는 나락으로 향하는 길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나는 내 안의 지옥도와 같은 자존감의 구렁텅이 안에서 천천히 흙탕물에 잠겨 익사하고 있었다.

 

 

-2편에서 계속-

댓글 1


2편 기대합니다...!!
20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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